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덧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조병화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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