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자기 능력을 과시라도 하듯이..
여전히 내리고 있다.
나무들이, 건물들이, 대지가 온통 물로 옷을 입는다.
걷고 싶다.
이런 날은 우산없이 마냥 걷고 싶다.
그냥 온몸이 젖어 추위에 떨다가도..
혼자라는 고독감에 쓸쓸히 웃고 싶다.
진한 슬픔이,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비는 눈물보다 진한 슬픔을..
고독보다 독한 외로움을 준다.
그래서 비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밤이라면 더욱 좋겠다.
빗물들이 나무이ㅍ을 흔들거린다.
흔들림에 의해 물방울이 떨어진다.
손을 대니 차갑다.
곧 그 물들이 만나 작은 개천을 이루어 흘러간다.
내 슬픔, 고독, 외로움, 쓸쓸함이..
그 개천을 따라 멀리만..
흘러가고 있다.
흘러가고 있다..